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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강성노조 달라져야 살길이 보인다
기사입력 2020-09-14 오전 8:47:00 | 최종수정 2020-09-14 08:47        

 
경찰합동신문.경찰합동뉴스.
 대표 발행인 김기술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지도부가 추진한 민주노총 가입이 무산됐다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기 때문이지만, 그 근저에는 강성노조에 대한 일반 조합원들의 강한 거부감이 자리하고 있다. 노동현장에서 이런 거부감을 가진 곳이 적지 않아 이번 사건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반도체 등 26개 업종 및 경제 단체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산업발전포럼에서다. 기업 관계자들은 감사위원 분리 선임, 다중대표소송제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과 내부거래 통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기업들의 사업 의욕까지 완전히 앗아갈 것이라고 걱정했다.

르노삼성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은 2018년 말 출범한 현 집행부의 공약사항이었다. 강경한 성향의 집행부는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별 기업 노조보다 민주노총 가입이 효과적이라며 조합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보다 투쟁에만 매달리는 지도부에 피로감을 느낀 조합원들이 결국 거부한 것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참가 조합원 중 찬성이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을 뿐 60.7%에 달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지 모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난 2년 동안 집행부의 무리한 투쟁에 반대해 노조를 떠난 직원만 약 300명이어서, 실질 찬성률은 절반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민주노총까지 대대적 지원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노조 집행부가 불신임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파업 참가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현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노조 지도부만 외면하고 있는 꼴이다.

여권에서는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 세웠지만 과거 2.99% 의결권으로 SK그룹을 공격한 소버린펀드 사례와 유사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등 국내 기업이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될 수도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경고다.

기업지배구조를 법으로 뜯어고쳐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세계은행 190개 회원국 중 25위로 상위권에 속한다. 사실 기업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다. 국가와 문화권마다 다양한 지배구조가 있고 어느 것이 우월한지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편향된 이념에 사로잡혀 획일적 규제를 통해 기업지배구조를 바꾸려 드는 것은 오만이며 매우 위험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르노삼성은 최근 2년간 노조리스크로 회사, 직원 모두 고단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난해 회사 역사상 최장인 8개월간 파업이 이어졌고 그뒤 수시로 부분 파업이 있었다. 툭하면 멈춰선 공장에 생산량이 급감하자 프랑스 본사는 유럽 수출 물량 배정 결정을 아예 미뤘다. 실적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말이 아닌 상태다.

지금 같은 난국에 노사가 똘똘 뭉쳐야 살길을 찾을 수 있다. 민주노총은 어느새 기득권의 한 축이 됐다. 강경 투쟁 버릇을 버리지 못한 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 안 탑 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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