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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관의 관리가 이토록 허술해서야...
기사입력 2020-04-29 오전 5:01:00 | 최종수정 2020-06-08 오후 6:57:25        

 
  경찰합동신문.경찰합동뉴스.
    회장 .황선용

우리 군의 무기 관련 핵심 정보를 보유한 국방과학연구소
(ADD)에서 다량의 기밀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한 사람은 혼자 68만건을 빼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밀이 68만건이나 되는 이유는 무기 관련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인 '소스 코드'가 대거 유출됐기 때문이다. 소스 코드가 공개되면 무기 프로그램의 구조·원리가 드러나게 된다. 유출된 자료에는 드론(무인기)과 군사용 인공지능(AI) 관련기술, 주요 무기 체계의 실제 운용 데이터 등 적성국은 물론 우방국들도 탐내는 기밀들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은 작년 말 이 연구소 퇴직 연구원들의 기밀 유출에 대한 내사를 진행했으며, 지난주 연구소가 그중 한 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무인전투체계 개발 사업의 초창기부터 참여한 이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드론(무인비행체) 등 미래전() 기술 개발에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USB에 담아 유출한 연구자료가 68만여 건에 이른다.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ADD 고위직을 지낸 연구원이 퇴직 전에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자료를 USB 저장장치에 넣어 빼갔다는 것이 그 혐의다. 수사기관은 최근 퇴직한 연구원 20여 명도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국내 방산업체에 취직했으나 일부는 중동 지역 국가에도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30여 년간 ADD에서 연구가 축적된 자료가 무단으로 빼내져 국내외 사기업체로 흘러들어간 구도다.

이번 일은 단순히 한 연구기관의 일탈 행위로만 바라볼 사안이 아니다. 안보상 매우 중요한 국가기관에서 기밀 유출이 다수에 의해, 다량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가 기밀 관리상의 총체적 허점이 드러난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 명이 무려 68만건의 자료를 반출하는 동안 어떤 제한도 없었다는 것은 기밀 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 기밀 유출은 군의 보안의식과 경계태세가 느슨해지며 각종 보안사고가 빈발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해군 제주기지에선 민간인이 통제받지 않고 드나들 정도로 경계에 구멍이 뚫렸고, 지난 1월에는 경기도의 한 군부대 장교가 부대지휘통제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가 적발됐는데 이제는 국책연구소에서까지 있어선 안 될 일이 벌어졌다.

1970년 설립된 ADD는 지난 50년간 소총부터 K-9 자주포까지 150종 이상의 무기를 개발했다. 최근 사거리 800탄도미사일과 1500순항미사일도 만들어 냈다. 올해 예산만 24000억원이 넘는다. 단순 연구소가 아니라 우리 국방 안보의 한 축이다. 그런데도 2014년에는 ADD 컴퓨터 3000여대가 해킹당해 무인정찰기와 대공미사일 관련 기밀이 빠져나갔다. ADD 현직 연구원이 해외 방산 업체에 레이더 기밀을 빼돌렸다가 구속된 적도 있다. 북한이나 중국이었으면 관련자 전원이 중형을 받았을 것이다.

정부는 이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방과학연구소 상급기관인 국방부의 통상적인 감찰·보안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점검해야 할 것이다. 유출 전모를 밝히고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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